신간 '자이언트'...글로벌 파워엘리트 파헤치다

문화 / 류순열 기자 / 2019-05-11 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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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엘리트. 중대한 결과를 가져오는 모든 결정을 내리는 존재다. 파워엘리트(1956년) 저자 찰스 라이트 밀스의 정의다.


밀스의 정의 이후 60여년이 흘렀다. 그 세월을 타고 파워엘리트는 진화했다. 초국적 자본가 계급으로, 전세계 자본의 흐름을 지배하는 글로벌 파워 엘리트로 거대하게 확장됐다.


그들은 집중된 부의 운용, 보호와 자본의 지속적 성장이라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추구한다. 이 과정에서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세계무역기구(WTO), G7, G20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들은 국가보다 강하다. 긴밀히 조직된 초국적 자본가 계급의 힘은 국가 권력을 압도한다.

신간 <자이언트>는 이 같은 글로벌 파워엘리트 네트워크와 거기에 속한 개인들의 정체를 파헤친다.


우선 1조 달러 이상의 자본을 운용하는 17개 거대 자산 운용사의 정체와 투자 행태를 밝힌다. 블랙록(운용자산 5.4조 달러), 뱅가드그룹(〃4.4조 달러), JP모건체이스(〃3.8조 달러) 등이 그들인데, 이 거대 금융사들은 전지구적으로 맞물린 자본 네트워크 안에서 총 41조달러 이상을 운용한다.

글로벌 파워엘리트 389명을 소개하고, 이들이 어떻게 세계의 자본을 관리하고 활성화하며 보호하기 위한 비정부 관계망을 설계하는지도 조명한다. 이들은 공통의 이익을 정당화하기 위한 이념을 제공하고 초국적 정부 기구들이 취해야 할 행동 지침을 수립해 자본가 계급을 하나로 통합한다.


거대금융사들과 이를 운용하는 이들이 끊임 없이 좇는 목표는 단 하나. 자본의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안전한 투자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투자 기회는 충분하지 않기에 투기 수준의 위험한 투자, 공공자산의 매점, 전비 지출로 눈을 돌리게 된다. 이 책은 세계 거대 금융사들이 보장된 수익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잉여 자본을 전쟁에 투자하고 있는지도 살핀다.


주목할 것은 이들의 행태 자체가 아니다. 이들의 행위가 유발하는 위험이다. 저자 피터 필립스 美소노마주립대 정치사회학 교수는 "이처럼 안전하게 보호된 부가 소수에게 편중되면서 인류는 수많은 위기를 마주하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가난, 전쟁, 기아, 대중소외, 미디어의 거짓 선전, 환경 파괴와 같은 인류의 위기가 여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필립스 교수는 이런 위험이 "인류라는 종 자체를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경고한다.

필립스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일반 독자뿐 아니라 글로벌 파워 엘리트 자신에게도 사회 구조의 변화와 부의 재분배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우려 애쓴다. "부디 그들이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첫발을 내딛을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글로벌 파워 엘리트에게 보내는 편지'로 책을 마무리한 것도 그래서다. 필립스 교수는 "세계 자본에 관한 결정을 할 때 후손들의 미래를 잊지 말아야 함을, 심각한 사회 불안과 환경 재앙이 실현되기 전에 스스로 나서 조치를 취해야 함을 일깨워주고 싶다"고 밝혔다.

<자이언트>를 향한 석학과 언론인들의 찬사가 이어진다. 마크 크리스핀 밀러 뉴욕대 미디어학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마주하는 오늘날의 위기는 대단히 위압적이지만 필립스는 진정한 저항의 가능성과 민주주의로 가는 길을 강조함으로써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고 평했다.


UPI뉴스 / 류순열 기자 ryoos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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